본문 바로가기

디딤돌 사업

햇살배움터교육네트워크 2013년 시작을 축하합니다.

햇살배움터교육네트워크 발족을 축하합니다. 

홍순명 (홍동맑맑도서관 대표)


햇살배움터교육네트워크 발족을 축하합니다. 평소 그렇게 생각을 안했는데 이 자리에 서니, 나도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이야기를 길게 하면 여러분이 8시에 도서관에서 열리는 뻐꾸기합창단에 제 시간에 참가할 수 없으니까 여러분의 시간을 내가 좌우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그러다간 지금 사회를 보는 홍동중학교 양도길 선생과 길에서 다음에 만나더라도 순조롭게 인사하기는 어려울 것 같으니 짧게 말하겠습니다.  

 

방금 이 햇살배움터를 주관하시는 홍동중학교 김충식 교장 선생님이 햇살배움터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시고 격려해 주신 말씀 잘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오늘 햇살 배움터 교육네트워크에 지역 참가단체가 13개 기관이 되어 반갑고 우리 지역의 저력 같은 것을 말없이 느끼게 됩니다. 다른 어떤 학교에서는 방과 후 교육의 취지는 좋지만 지역에 마땅한 협조기관이 없어서 제대로 그 시간을 활용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1889년 근대 교육이 도입되기 전에는 수 천년의 농경시대 동안 가정과 학교와 지역이 한데 어울려 청소년 교육을 했습니다. 그때야 전근대 시기니까 교육도 원시 상태였으리라고 간단히 생각할 수 없다는 사실이 자꾸 들어나고 있습니다.  가정, 지역, 학교가 하나를 이루어 청소년들은 생활, 노동, 자연과의 교감, 축제, 공동체의 감각, 지혜, 체력, 생활력, 사회성을 길렀습니다. 사철의 변화와 리듬을 알았기에 성숙한 사람을 철이 들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철이 들었습니다. 근대교육은 청소년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데도 불구하고 참고서와 인터넷에 빠지고 경쟁에 지쳐 활기가 없습니다. 축 쳐져 있습니다.  

 

그래서 안 되겠다, 다시 청소년들에게 가정과 지역과 학교의 세계를 안겨주자, 그들에게 지역의 모든 현장을 교육과정과 연결하여 교육화해서 놀고 배우면서 건강과 활기를 찾아주자, 햇살배움터를 열게 된 배경이 거기 있을 겁니다.  


밭농장, 논배미, 목공소, 꿈뜰, 그림 교실 등 지역 곳곳이 마을 교실이 되면 지역의 모든 장소가 슬금슬금 넓은 교실이 되고, 학교가 지역의 중심부로 바뀌어 갈 것입니다. 날마다 대하는 농민, 주부, 어른들이 모두 정다운 마을 선생님이 될 것입니다. 지역은 학교로 바뀌고 학교는 지역으로 바뀌어 가게 됩니다. 다시 가정과 학교와 지역이 세 톱니처럼 돌아가면, 학교는 학교다워지고 지역은 지역대로 지속가능한 활기 있는 농촌이 될 거구요.   


모든 일에는 기쁨이 있어야 합니다. 누가 말하는데, 배움의 목적은 세 가지 기쁨을 학셍들이 발견하게 하는데 있다고 합니다. 첫째, 나도 나만이 잘하는 게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기쁨, 둘째, 전에 몰랐던 새 것을 알게 된 기쁨, 셋째 새로운 사회는 가능하고 나도 거기 한 몫 할 것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기쁨입니다. 햇살배움터는 우리 어린이, 학생, 청소년들이 성적에 매이지 않고, 그런 기쁨을 발견하는 배움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햇살배움터의 성공을 위해서는 어린이를 좋아하며 헌신적인 마을선생님들이 우선이지만, 여러 가지 재미있고 실속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해야 합니다. 한번 배움터에 나오면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느라 얼굴이 빨개지고 눈이 반짝이며 가슴은 보람으로 가득 차서 교실에서 보지 못하던 표정들이 되어야 합니다. 햇살배움터 시간이 기다려지게 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상대하는 학생들은 내일 우리나라의 장래를 건강하게 맡을 주역들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더 밝은 우리 사회를 건설함으로써 오늘 학교 선생님들과 마을 선생님들의 수고에 보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