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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돌 사업/간행물 원고

<2016년 겨울호> 툭.툭.톡.톡.카.톡!!

<좋은건, 같이 보자>

 

.....!!

권근

 

 

빈 집에 비가 내린다

. .

. .

 

푸른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에

장단 맞춰

. .

. .

아이는 손가락으로 핸드폰을 친다

 

투투투투

거세게 내리는 빗소리 사이로

. .

. . . .

카톡 메시지가 쏟아진다

 

ㅋ ㅋ ㅎ ㅎ

친구들 웃음소리 화면에 흐르지만

아이는 빈 집 푸른 지붕 위 내리는

. . .

빗소리만 듣는다

 

창을 열고 손 내밀어

떨어지는 빗물을 잡아본다

손을 타고 흐르는

따스한 비처럼

친구들 손을

아이는 잡고 싶다

. . . . . .

빗소리에 묻히는 카....



 

 

2017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당선소감

권근(권이근) / 홍동초등학교 교사

 

당선 소식을 휴대전화로 건네 듣고 가슴이 많이 떨렸습니다. 평소 모르는 번호는 절대 받지 않았는데, 그것도 마지막 5교시 수업 시간이었는데, 이상하게 받아야만 할 것 같았지요. , 오래 걸렸습니다. 스무 살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해서 시인을 꿈꾸었지만, 늘 열패감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비록 시는 못 쓰지만 내 삶을 통해 시를 써내려가겠다!’는 다짐으로 스스로를 위무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늘 마음 한 구석에선 풀리지 않은 한처럼 남아 있었다는 것을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야 그 한을 풀게 되었네요. 뽑아주신 심사위원님, 고맙습니다.

 

삶으로 시를 쓰겠다는 오기는 늦은 나이에 다시 교육대학 입학으로 저를 이끌었고, 도시를 떠나 농촌에서 가능한 대안적 삶의 방향을 모색하게 했습니다. 결국 저는 시골 마을 작은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농사짓는 초등교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시인이 되었습니다. 이제부터는 내 삶과 시를 하나로 관통 시키겠다는 신념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오늘은 밤 깊은 동짓날입니다. 내일부터는 해가 길어지는 나날이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밤이 길어지더라도 절대 제 신념을 놓지 않고 살겠습니다.